<1070호> “농아인봉사가 버팀목이 됐어요” - 이소연 집사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9-08-08 (목) 15:33


- 34년간 수화통역으로 봉사해 온 이소연 집사



“농아인봉사가 버팀목이 됐어요”




“농아인 바리스타가 한 명 있었는데 오늘은 안보이네요.”
이소연 집사(일곱빛농아인교회)가 기자와 만나기로 한 스타벅스 종로타워점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했던 말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수화통역을 맡아오며 알게된 농아인 젊은이를 매장에 들어서며 눈으로 찾은 것이다.
수화통역을 비롯한 농아인봉사가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집사는 주저 없이 “내 신앙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다”고 대답했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농아인봉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7월 30일 오후 1시 30분, 종각에 위치한 스타벅스 종로타워점에서 이 집사를 만나 제1차 세계장애인특별요구회의에 참석한 소감과 농아인봉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농아인 바리스타를 예전부터 아셨나요?
네, 제가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수화통역을 맡아 왔거든요. 이번에 세계장애인특별요구회의에 참석해 있는 동안에 연락이 왔어요. 스타벅스 코리아가 올해 20주년을 맞아서 행사가 있는데 통역을 맡아 줄 수 있는지. 스타벅스와는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취업상담을 할 때 인연을 맺었어요. 그래서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농아인 청년들과 알게 됐어요. 여기서 일하는 청년은 아주 성실하고 밝아서 예쁨을 많이 받을 거예요.

이번에 세계장애인특별요구회의에 다녀오셨습니다. 처음 열린 행사인데 어떤 기억이 많이 남으시던가요?
참가자만 800명이 넘고 스태프까지 합하면 1000명은 모였을 거예요. 그런데 그 모든 사람이 우리 재림성도고 또 장애인선교에 관계된 분들이라는 것에 참 가슴이 벅찼어요. 청각장애인 분야 세미나에 갔더니 우리 한국을 비롯해서 독일, 스페인, 브라질, 미국 등 5개국에서 모였는데 처음에 조금 서먹하더니 어느새 서로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각 나라마다 수화가 조금 차이가 있지만 금방 의사소통이 가능하더라고요.

회의에선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각 나라에서 장애인선교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소개하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제가 속한 청각장애인 분야에선 브라질 농아인교회의 성장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자훈련을 통해 놀라운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우리 한국에서도 제자훈련을 통해 그러한 성장을 경험하고픈 비전을 발견했답니다.
그리고 정신건강 및 생활방식희의도 함께 진행됐는데 재림교회의 건강기별을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건강상태를 의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한 의사분들의 발표가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집사님은 농아인봉사활동을 얼마나 오래 하셨나요?
1985년부터니까 34년 됐습니다. 그 시간동안 농아인봉사활동은 제 신앙의 버팀목이었어요. 제가 넘어질 때마다 농아인봉사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처음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전 서울삼육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졸업과 동시에 신앙도 졸업해버렸어요. 가족 중에 저만 신앙을 했거든요. 그래서 신앙에서 떠나 살았어요. 그래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해서 아이도 둘이나 낳았어요. 그렇게 아이를 돌보고 있던 어느 날이었어요. 교회가 너무 가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당시 살던 청운동에서 제일 가까운 교회를 찾아보니 서울중앙교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교회에 나갔어요. 
얼마나 열성적이었는지 성경 보고, 예언의신 보고 설교말씀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어요. 그러다 서울중앙교회에서 농아인봉사를 시작하는데 당시 담임목사님이 저에게 농아인봉사를 해보라고 권유하신 것이 계기가 됐어요. 그래서 수화를 배우고 수화통역봉사를 시작해 여기까지 왔죠.

34년간 수화통역을 해오시며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88서울올림픽 때 수화통역을 했던 것이나 안양교도소에서 교화교육을 했던 것들 다 너무 생생한 기억들이죠.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은 아이가 한 명 있어요.
제가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취업상담을 할 때였어요. 아주 골치 아픈 청년이 한 명 있었어요. 너무 불량하고 사고도 많이 치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제가 만나보니 취업상담을 하러 오는데 머리는 새빨갛게 염색을 했어요. 거기다 술을 마시고 왔더라고요. 
술을 많이 먹은 것 같으니 해장국을 사주면서 얘기했어요. 술 마시고 취업상담 하러 오면 취업하기 힘드니까 술은 마시지 않았으면 한다고, 그리고 머리는 빨간색 말고 다른 색으로 하면 어떨까 얘기했더니 다음번에 초록색으로 염색을 해서 왔어요, 그래서 다른 색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그 담엔 검은색으로 염색하고 온 거예요. 그래서 검은 머리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검은 머리를 유지하더라고요.

사고뭉치였지만 집사님 얘기를 잘 들었군요.
아들과 같은 나이라 그랬나봐요. 알코올중독이었던 아이가 술을 끊고 파주의 한 출판사 공장에 취직했어요. 열심히 일해서 첫 월급을 받았는데 그걸 친구가 훔쳐서 도망을 간 거예요. 결국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어요. 보통 병실엔 돌발상황을 방지하려고 철창을 설치하는데 이 아이가 있던 병실은 7층이라 그런지 철창이 없었어요. 거기로 이 아이가 뛰어내렸어요. 상처가 너무 심한데 다행히 죽지 않았어요. 그때 그 아이를 붙잡고 기도했어요. “하나님 이 아이를 살리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 아이를 통해 그 가정이 구원받게 해 주세요.”
결국 그 아이는 우리 교회에 출석을 했고 순복음교회 다니던 그 엄마까지 아들이 다니는 교회에 나도 다녀야겠다고 오셨어요. 얼마 전에 그 아이하고 세족예식을 하는데 가슴이 얼마나 뛰던지 몰랐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제가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다 하나님이 하셨더라고요.

농아인선교에 관해 품고 계신 비전이 있습니까?
우리 교회에도 수화통역사가 부족해요. 더 많은 수화통역사가 교회에서 활동했으면 하는데 여기에 걸림돌이 있습니다. 수화통역 자격증시험이 항상 안식일에 있어요. 그래서 젊은이들이 이 길을 선택하기 어렵지요.
그리고 청각장애인들을 비롯해 장애인들을 위한 인프라가 더욱 풍성하게 갖춰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보통사람과 똑같이 말씀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대총회 회의에 갔을 때도 인프라가 부족하더라고요. 하나님의 말씀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잖아요. 그런 인프라가 갖춰지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키르키스스탄에서 봉사하고 싶어요. 매년 키르키스스탄의 농아인들을 위해 후원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직접 선교하고픈 마음을 늘 품고 있어요.

권태건 aux24@naver.com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망우로 21길 18, 302호 / 전화: 02)960-0690 / 팩스:02)968-2293 / 이메일: 3004news@hanmail.net /등록번호: 204-29-34632 Copyright ⓒ 재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