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호> 불안의 시대에도 하나님 계시기에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20-09-08 (화) 15:19

 
- 첼리스트 여윤수


불안의 시대에도 하나님 계시기에

찬양할 때 가장 행복한 첼리스트 여윤수




첼리스트 여윤수는 금호영재 아티스트로 선발돼 만11세의 나이로 수원시립교향과 협연했으며, 이화경향, 성정콩쿠르, 음악춘추 등 다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재는 커티스음악원에 재학하며 미국 보스턴 ‘From the Top’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한국 클래식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통하지만 여윤수는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 무엇보다 가슴을 뿌듯하게 한다”고 고백했다.
음악가와 크리스천이란 두 명제 사이에서 진자운동을 하며 균형을 찾고 있는 여윤수를 8월 28일 예술의전당에 만났다. 

** 당시는 아직 카페 매장이용이 금지되기 전이며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인터뷰를 진행했음을 밝힌다.


재림신문 독자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첼리스트 여윤수라고 합니다. 현재 파주국제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서 너무 반갑습니다.

실은 여윤수 씨 기다리며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 D단조 op. 40’을 듣고 있었어요. 작곡가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시대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각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쇼스타코비치가 느낀 시대적 불안은 공산주의 체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지금의 코로나19가 주는 불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네요.

실제로 최근의 연주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이제까지 전혀 없던 것이잖아요?
연주를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연주자들에게 연주회장이 문을 닫고, 연주회가 취소되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치명적이죠. 그래서일까 하나하나의 연주회가 너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예전엔 작은 무대에 쏟는 노력이 큰 무대와 달랐죠. 하지만 지금은 작은 무대, 적은 수의 관객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어요.
대다수의 연주회가 취소되는 상황 중에도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지는가보군요?
네,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인터넷으로 중계되는 무관중 공연이라든지 작은 무대에 저를 불러 주시더라고요.

여윤수 씨의 무대를 많이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사전에 유튜브로 여러 연주를 들었는데 성가 연주 비율이 높더라고요. 평소에도 성가를 자주 연주하시는 편인가요? 
그럼요. 제가 솔로로 성가를 연주할 때도 있지만 골든엔젤스와도 협연을 했고 앞으로도 연주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성가를 연주할 때, 찬양할 때 가슴이 가장 뿌듯해요.

현재 커티스음악원에서 수학하고 계신데, 음악가로서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고민이 많지 않으신가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죠.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작곡을 공부하는 커티스음악원의 친구가 자신의 작품을 연주해 달라고 의뢰를 했어요. 이런 경우 전혀 연주된 적이 없는 곡이니까 제가 해석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크리스천의 정서와 거리가 먼 거예요. 아주 자극적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최대한 크리스천의 정서에 부합하도록 해석을 하다가 갈등을 빚은 적이 있어요.

사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나 바그너 같은 작곡가들의 음악은 크리스천의 정서와 거리가 있지만 음악도라면 반드시 공부해야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텐데요.
맞아요. 하지만 저는 크리스천이란 뿌리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음악의 발전을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앞서서 성가를 연주할 때 가장 기쁘다고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성가를 더욱 발전시키고 싶어요. 물론 그 방향성이 쇤베르크나 슈톡하우젠※ 같은 전위적인 음악은 아닙니다. 지금보다 훨씬 발전되고 아름다우며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쇤베르크와 슈톡하우젠은 20세기의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로서 
   실험적인 음악으로 유명하다.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한쪽 귀가 불편하신 것과 관련이 있으신 것인가요?
그렇게 조심해서 물어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왼쪽 귀가 메니에르란 병 때문에 안 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섭리하셔서 이겨내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이 병의 발생 시기는 정확하게 특정하긴 힘듭니다. 단 이 병을 알게 된 것은 12세 때죠. 귀에 문제가 있으니까 균형감각에도 문제가 생겨 하루 종일 누워 지내곤 했습니다. 한창 음악을 공부해야 할 때인데 너무 치명적이었죠. 음악을 다른 친구들이 한 시간이면 할 수 있는 것을 전 3,4시간을 쏟아야 했으니 너무 힘들었죠.

왼쪽 귀가 안 들리시면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때 비올라, 첼로 파트가 잘 안 들리는 등의 약점이 많았을 텐데요?
네, 항상 협연자는 지휘자의 오른쪽, 그러니까 바이올린 파트 쪽에 자리하죠. 그러니까 비올라, 첼로 파트는 왼쪽 귀로 들어야하는데 전 왼쪽 귀로 들을 수 없죠. 대신 오른쪽 귀가 더 발달했습니다. 비올라나 첼로 그리고 제 왼쪽에 있는 약기들의 반사음을 오른쪽 귀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다 하나님 덕분이죠

그래도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인내를 주셨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이 예민하다고 얘기하잖아요. 아마도 그것은 생활하며 느끼는 수많은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일 거예요. 아무래도 음악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려고 고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렸을 때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내를 배웠고 오히려 그것이 지금 저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음악가 누군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워낙 많긴 한데요. 단 한 명만 꼽으라면 단연코 베토벤입니다.

베토벤도 청력에 문제가 있었죠. 동질감을 느끼시기 때문인가요?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베토벤이 음악으로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 때문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에도 그런 가사가 있잖아요. “모든 사람이 형제가 된다”(Alle Menschen werden Bruder). “형제여!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 사랑하는 주님께서 반드시 계실 것이다”(Bruder! Uber'm Sternenzelt Muß ein lieber Vater wohnen).

지금 이 순간 연주하고 싶은 곡이 있으신가요?
슈만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고 싶어요.

음악학자 미셸 슈나이더는 “슈만의 음악은 마치 안개 속을 헤매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안개 속을 거니는 것 같은 지금을 고려한 선곡인가요?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군요. 슈만의 음악은 해석하려고 할수록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하죠. 대신 흐름에 맡기고 흘러갈 때 바라던 곳으로 갈 수 있는 음악입니다. 그렇게 안개 같은 지금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맡기고 따라가고 싶은 마음인가 봅니다. 

권태건 aux24@naver.com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망우로 21길 18, 302호 / 전화: 02)960-0690 / 팩스:02)968-2293 / 이메일: 3004news@hanmail.net /등록번호: 204-29-34632 Copyright ⓒ 재림신문. All rights reserved.